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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된 나는 진짜 나인가? - 서브스턴스(2024)

by unichada 2025. 4. 6.

2024년 가장 논쟁적이었던 영화 중 하나, 서브스턴스는  클론, 젊음, 여성성, 정체성, 사회적 인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어디까지 확장하고, 또 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을 던진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본질까지 개조하려는 오늘날, 이 영화는 매우 적절한 시점에 우리 앞에 나타났다.

1. 줄거리 – 클론은 복제된 ‘몸’일까, 복제된 ‘자아’일까?

영화배우 데미무어, 서브스턴스의 한 장면

 

영화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고전적인 컬러 팔레트와 세트 디자인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중년 여성으로, 배우로서의 커리어가 쇠퇴하고 있고, 사회의 시선, 외모에 대한 불안, 점점 더 사회에서 투명해져 가는 느낌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VIP들에게만 제공되는 ‘비밀의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 서비스의 이름은 바로 ‘서브스턴스(Substance)’. 자신의 DNA, 기억, 신경 패턴을 바탕으로 젊은 ‘자신’의 복제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다. 복제된 젊은 자아는 일상과 사교 활동을 대신 수행하며, 원본은 조용히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다.

하지만 처음에는 완벽해 보이던 시스템은 점점 균열을 드러낸다. 젊은 클론은 점점 더 주체성을 갖고 행동하기 시작하고, 사회는 점점 복제된 자아만을 ‘진짜’로 인식한다. 엘리자베스는 점차 주변 사람들에게서 존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게 되고, 자신이 사라져간다는 공포에 휘말린다.

이후 이야기는 원본과 복제체 간의 극단적인 갈등과 반전으로 이어지며, 누가 진짜이고, 누가 더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강렬하게 던진다.

2. 출연진 – 한 인물 안의 이중성과 대립을 표현한 연기의 정수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 중 하나는 캐릭터의 심리적 깊이와 이를 표현해낸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 데미 무어 (Demi Moore) – 중년 여성으로서 사회적 무시, 자존감 저하, 불안정한 정체성을 섬세하게 표현. 점차 존재를 빼앗기는 공포를 강렬하게 연기함.
  • 마가렛 퀄리 (Margaret Qualley) – 젊은 클론의 육체를 연기. 초반의 순수함과 후반의 복잡한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 심리적 깊이를 더함.
  • 감독: 코랄리 파르자 (Coralie Fargeat) – 비선형 편집, 대칭 구도, 색채 연출로 심리와 테마를 시각적으로 형상화.

3. 영화적 미장센과 테마 – 복제와 정체성, 여성의 몸에 대한 통제

서브스턴스는 단순하게 클론 이야기로만 읽히지 않는다. 이 영화는 현대 여성의 존재 조건을 클론이라는 장치를 통해 섬세하게 드러낸다.

  • 젊고 아름다울 때만 인정받는 여성의 사회적 위상
  • 노화된 여성은 투명인간처럼 대우받는 현실
  • 타인의 시선에 의존해야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기 정체성

특히 클론이 데미 무어의 연인, 친구, 심지어 직장마저 대신하면서 그녀의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과정은 충격적이다.

또한, 영화는 클론과의 관계를 통해 기억, 감정, 선택, 의지 같은 인간성의 기준이 과연 육체에 있는지, 아니면 경험과 인정에 있는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4. 흥행과 수상 – 평단과 관객, 모두를 사로잡은 작품성

🎟️ 박스오피스 성적
- 개봉 첫 주 북미 수익: 약 1,230만 달러

- 제작비 : 약 1,750만 달러
- 글로벌 누적 수익: 약 7690만 달러로 저예산 영화의 성공 사례

🏆 영화제와 수상
- 2024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
- 토론토 국제영화제 관객상,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수상
- 시애틀 영화비평가 협회상 작품상 수상

📺 평론가 반응
- 올해 가장 도발적인 영화 (Indiewire)
- 고전 SF와 현대적 젠더 정치의 완벽한 융합

관객 리뷰
- 불편하지만 눈을 뗄 수 없었다.
- 나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 영화.
- 클론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철학적으로 풀어낸 영화는 처음.